
함께 사는 친구와 같이 뒹굴거리면서 "오늘 뭐하지?"를 반복하다가, 넷플릭스에서 톰 홀랜드의 얼굴을 발견했더랬다. 영화의 제목은 <언차티드>. 출연진 명단을 보니 마크 월버그와 안토니오 반데라스도 있네? 솔직하게 고백한다. 나는 이 조합이면 맛이 없기도 힘들다고 생각했다. 내가 성급했다.

영화를 막 보고나서도 사실 몰랐고, 지금 리뷰를 쓰면서 알아보니 원작이 PS 타이틀로 유명한 게임이더란다. 영화 자체는 노력의 흔적은 엿보이나 매력은 없는 수준이고, 게임과는 별개로 영화만의 설정이나 스토리 라인을 보면 헛점들이 많이 보이지만 원작 게임이 있다고 하니 막상 리뷰를 쓰기가 굉장히 찝찝해져 버리는 거지. 원작 게임을 모르니까.

영화를 보면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인디아나 존스>였다. 애초에 게임 자체가 액션 어드벤처 장르를 표방하고 있기 때문에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나 <툼 레이더> 시리즈의 영향을 벗어날 수 없기도 할 뿐더러, 원작 게임에서 '네이선 드레이크'라는 캐릭터를 만들면서 '인디아나 존스'를 많이 참고했다고 하니 이는 태생적인 한계다. 그러나 이러한 점이 이 영화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풍요속의 빈곤" 넷플릭스에서 이 영화를 보는 사람들 중 원작 게임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냐는 거다. 가뜩이나 콘솔게임 불모지인 이 대한민국에서 콘솔게임 타이틀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가 그 매력을 보이려면 영화를 수작으로 뽑지 않는 이상 불가하기 때문이다.
초창기 마블의 MCU가 시작됐을 때, 혹은 그 이전에 마블 코믹스의 IP를 소재로 만든 영화들을 우리가 얼마나 알고 있었는지를 떠올려보면 된다. 벤 에플렉 주연의 <데어 데블> 시리즈나, 에릭 바나 주연의 <헐크>를 생각해보자. 당시에 그 영화들을 보면서 이 캐릭터들이 마블 코믹스의 IP임을 알고 본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이러한 이유로 <언차티드> 또한 원작을 모르는 사람들을 타겟으로 했다면 배우들의 티켓 파워와는 별개로 영화 전반에 녹여낼 수 있는 감독의 역량이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그러질 못했다. 때문에 이후 이어질 후속작이라든지 원작 게임에 대한 호기심은 전무.

무엇보다 이야기 자체가 매우 헐겁다. 액션 어드벤처 장르에서 스토리가 필수적인 요소는 아니다. 감정선이나 설득력이 조금 떨어져도 영화를 관람하는데는 아무 문제가 없다. 문제는 스토리텔링 자체가 약한 감독이 연출을 하다 보니, 설정 구멍이 지나치게 많다. 액션 어드벤처 장르라 함은 비현실적인 장면들을 억지로 납득시켜버리는 강렬한 이미지들이 필요한 법인데, 그 이미지들이 연계되지 않고 지나치게 따로 놀다보니 하나의 이야기라는 포커스가 떨어진다. 지금도 나는 왜 이 보물을 500년 동안 아무도 찾지 못했는지 의문이다.
그러다보니 인물들의 감정선도, 서로 신뢰하고 서로 배신하는 과정이나 이유에 대한 부분도 설득력이 아주 떨어진다. 영화를 보는 내내 '내가 지금 뭘 보고 있는 거지?' 싶은 순간들이 굉장히 많았다. 이렇게 막 쓰고 버릴 거면 안토니오 반데라스나 마크 월버그를 굳이 캐스팅을 했어야 했나?

영화 끝에 쿠키 영상이 있다. 후속작에 대한 암시처럼 보이긴 하는데, 솔직하게 얘기해서 이 영화 자체가 그닥 매력적이지 않다 보니 후속작에 대한 내용도 그닥 끌리지는 않았다. 흥행 성적도 약 70만 명인데, 그것도 그저 마블의 스파이더맨으로 헐리웃에서 한창 최고가를 달리고 있는 톰 홀랜드가 주연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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